갯벌 등 습지는 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이자 어민들의 생업 터전이고 지구 환경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중요한 자연 장치이기도 하다. 따라서 습지를 보존하는 것은 인간의 삶에도 중요하다.
각종 개발로 습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EBS 환경 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는 습지를 지키려는 한일 시민들의 프로젝트 현장을 17일 밤 11시 방송에서 소개한다.
세계에 단 2,014마리뿐인 저어새의 쉼터, 인천 송도 갯벌이 위험하다. 이미 대부분이 매립됐고 하나 남은 11공구 갯벌마저 공사 중이다. 저어새는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새끼를 낳고 번식하기 때문에 송도 갯벌이 사라지면 갈 곳이 없다.
송도 갯벌을 지키기 위해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가 힘을 합쳤다. 후쿠오카의 하카다만 갯벌 매립에 반대하는 일본 습지보호 단체가 나섰다. 하카다만 역시 저어새가 겨울을 나는 곳이다. 송도와 하카다만 갯벌이 동시에 사라지는 것은 저어새에게 치명적인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두 갯벌의 개발을 맡고 있는 업체는 약간의 땅을 내어서 저어새의 서식지를 만들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라고 환경단체들은 비판한다. 적당한 공간이 없으면 새들이 올 수 없고, 매립 후 다시 만들어봤자 습지 기능을 되찾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쓰레기 매립장을 습지로 복원했지만 제 기능을 잃어버린 부산 을숙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 을숙도를 찾아오는 철새들은 예전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반면 마산의 봉암 갯벌은 습지 보존의 좋은 사례다. 8년 전, 시멘트 공장을 짓기 위해 매립하려던 것을 시민들이 막아냈다.
봉암 갯벌은 이제 마산항 주변에 남은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 전에 보이지 않던 희귀한 바다생물까지 발견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습지를 원래 그대로 보존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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