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매직'이 남미의 벽 앞에서 멈춰 섰지만 K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에스투디안테(아르헨티나)와의 4강전에서 8명이 싸우는 악전고투 끝에 1-2로 석패했다.
포항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으로 전반 종료 직전 레안드로 베니테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전에 황재원 김재성 신화용이 연속으로 퇴장 당해 공격수 데닐손이 임시 골키퍼를 맡는 등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포항은 0-2로 끌려가던 최악의 상황에서도 후반 26분 데닐손이 한 골을 만회하는 등 추격전을 펼치며 아시아챔피언다운 저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포항이 올해 보여준 센세이션은 2007년 15년 만에 거둔 리그 우승보다 더욱 거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3승3무로 통과한 포항은 뉴캐슬 제츠(호주)와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 움살랄(카타르)을 차례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결승전에서는 'K리그 킬러'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물리치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또 포항은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FIFA 클럽 월드컵 6강전에서 마젬베(콩고민주공화국)를 제압하고 K리그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포항은 19일 밤 10시 바르셀로나(스페인)-아틀란테(멕시코)전 패자와 3ㆍ4위전을 치르게 된다. 만약 포항이 3위를 차지한다면 지난해 감바 오사카(일본)에 이어 아시아 최고 성적 동률을 이루며 상금 250만달러(약 29억원)를 획득하게 된다.
이뿐 아니라 국내무대에서도 포항의 위세는 실로 대단했다. 24경기(15승9무) 홈 무패 행진이 리그 플레이오프 성남전에서 깨지며 트레블(3관왕) 달성에 실패했지만 컵대회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며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올해 포항은 창단 이래 36년 만에 최고 승률인 73%를 기록했다. 이처럼 2007년에 비해 한층 더 강력해진 포항은 아시아무대를 정복하는 동시에 세계무대에서의 가능성도 유감 없이 뽐냈다.
아부다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