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진이 기존 진공관을 첨단 반도체로 대체한 새로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용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교수팀은 '실리콘 광증배 방식의 광센서를 이용한 반도체 PET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09년 국제전기전자학회 의료영상컨퍼런스에서 프리미엄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PET는 양전자 방출 동위원소가 함유된 물질을 환자에게 주사한 뒤 외부 스캐너 장비를 이용해 몸 속을 속속 들여다볼 수 있는 기기다. 주로 종양이 양성 혹은 악성인지, 암이 전이됐는지, 암 치료 후 효과가 있는지, 심혈관질환이 있는지 등을 판단할 때 쓰인다.
기존 PET는 진공관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제작비가 많이 들고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결합한 PET_MRI를 구성하는 데 기술적 제약이 많았다. 이 때문에 PET_MRI 대신, PET_CT가 주로 쓰였다.
하지만 최 교수은 수공업으로 제작하던 PET 진공관을 반도체로 대체함으로써 대규모 생산 시 제작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게 했다. 또 진공관이 아닌 반도체를 사용하면 MRI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체형 PET_MRI 개발도 가능하다.
최 교수는 "현재 국내ㆍ외에서 특허 출원 및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며 "몇 년 내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일체형 PET_MRI를 개발해 세계적으로 20조원에 달하는 새로운 PET 의료 기기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PET는 지름 330㎜ 규모여서 기존 장비처럼 온몸을 촬영할 수는 없고, 뇌영상 촬영 등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단점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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