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작가이자 인권변호사인 류샤오보(劉曉波ㆍ53)에 대한 중국 당국의 기소가 외교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류샤오보는 지난해 12월 유엔인권선언 발표 60주년을 맞아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한 주인공으로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학자, 변호사 등 중국의 진보적 지식인 303명이 실명으로 공산당 일당 독재 종식, 정치개혁 등을 요구한 08헌장은 헌법 개정, 3권분립 등을 통해 서구식 시민민주주의를 실현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놀란 중국당국은 류샤오보를 불법 구금했다가 올 6월에야 정식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부인의 면회조차 허용되지 않은 상태서 1년 여간 구금상태에 놓여 있던 류샤오보가 다시 언론에 등장한 것은 지난 10일. 중국 사법당국이 그를 체제전복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미국과 유럽연합(EU)등은 이에 류샤오보를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15일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를 석방하고 중국 국민이 정치적 견해와 욕망을 평화롭게 표명할 수 있도록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EU도 14일 류샤오보를 조건 없이 즉각 석방할 것을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그러나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서방국가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 인민의 인권은 법에 의해 보장받고 있어 외부세력이 재판에 개입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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