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예산국회 극한 대치의 핵심인 4대강 예산 문제에 대해 타협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수정 제의한 '대통령+여야 대표회담' 도 민주당이 전격 수용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여야가 모처럼 대화와 타협 분위기를 살려 예산국회를 잘 마무리해 주기를 기대한다.
극한 대치에서 대화로의 반전은 여야가 기존의 경직된 자세에서 한 발씩 물러난 데서 비롯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어제 "4대강 예산에 불요불급한 부분이 있으면 계수조정위에서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4대강 예산 삭감 절대불가라는 입장에서 물러선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4대강 예산 문제를 토론과 협상을 통해 풀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양측이 모두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외고집을 버리고 현실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이런 자세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물론 고비는 남아 있다. 민주당은 수자원공사의 4대강 예산만은 꼭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나 4대강 예산에서 이 부분의 비중이 커 양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쟁점도 여야가 타협을 통해 4대강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넘지 못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여야 대표회담'은 청와대측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다소 유동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국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는 현안들이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의 역점 사업들인 만큼 3자회담을 통해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에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자세로는 주요 국정 현안 추진에 정치권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당 대표들과의 회담은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소통의 기회를 늘리는 것은 원활한 국정 수행에 꼭 필요한 일이다. 4대강 사업처럼 야당의 반대가 심한 현안일수록 대통령과 정당간의 대화가 더욱 필요하다. 대통령과 정당대표의 회담이 지난 날처럼 갈등과 이견을 확인하거나 오핼르 빚는 자리여서는 안 된다. 열린 자세로 만나야 그런 일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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