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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장사꾼' 끝낸 배우 박해진 "아직은 50점짜리…10년 후쯤 연기대상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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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장사꾼' 끝낸 배우 박해진 "아직은 50점짜리…10년 후쯤 연기대상 받고 싶어요"

입력
2009.12.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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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처럼 데뷔 후 지금까지 큰 굴곡 없이 사랑받고 있는 이도 드문 것 같다. 데뷔부터 화려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작품"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데뷔작 '소문난 칠공주'(2006)에서, 그는 연상의 군인 여자친구를 향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연기해 일약 '국민 연하남'이 됐다. 당시 누나들, 애간장 꽤나 탔다. 인터뷰 도중 대뜸 내민 빡빡한 촬영 스케줄 표가 확인시켜 주었듯, 그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몰랐을 정도"로 올 한 해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하며 데뷔 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13일 종영된 KBS2 TV 주말드라마 '열혈 장사꾼'의 배우 박해진이다. '열혈 장사꾼'은 '쩐의 전쟁' 등으로 알려진 만화가 박인권씨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국내 드라마로는 최초로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꿈과 열정,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그는 첫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에 아쉬움이 많은 듯했다. "시원하기보다는 섭섭함이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원 톱 주연'이니 하는 말들이 많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시간과 대본에 쫓기다 보니 그럴 수 없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경쟁 드라마보다 2주 가량 늦게 방송을 시작했고 방송 시작 시간도 20분 늦은데다, 특히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인 MBC 예능프로그램 '세 바퀴'와 맞붙는 등, 시청률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 박해진은 "악재가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하류' 역은 그의 말대로 "남자 캔디 같은 인물"이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뤄나가는 열정에 시청자들의 호평은 이어졌다. "외로워도 슬퍼도 절대 울지 않는 캐릭터에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잘 봐 주신 것 같아요."

지난 연초에 종영된 MBC '에덴의 동쪽'이 박해진에게 신인상과 함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줬다면, '열혈 장사꾼'은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할 수 있게 해준 밑거름 같은 작품이다. 아직도 그렇긴 하지만 신인 시절에는 감히 작가의 대본과 감독의 연출에 토를 달 수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제작진과의 의견 조율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함께 높이려 노력했다. 그만큼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준 제작진에게 그는 고마워했다.

박해진은 SBS 리얼 버라이어티 '패밀리가 떴다'에도 출연 중이다. "학창 시절부터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아이였다" "성격이 밝지도 쾌활하지도 않다" "평소 술도 즐기지 않아 친구가 별로 없다"는 그가 어떻게 '망가질수록 뜨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을까. 그는 "보여줄 것도, 자신감도 없어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만큼 부담감이 많았지만 어느덧 유재석, 김수로, 김종국, 이효리 등 출연진과 진정한 '가족'이 돼 가고 있는 듯 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후속 작품은 물론 광고 섭외가 많이 들어올 것 같다고 하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의 연기점수에 대해서도 "하프(50점)"라고 잘라 말했다. "배우는 기쁨 슬픔 분노 절망 괴로움 등을 표현하는 감정의 기복이 커야 하고, 또 언제든 그런 상황을 연기해 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는 게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평가의 이유다. 그는 그러나 "10년 뒤에는 연기대상을 받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연기자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냐고 하자 "잠 못 잘 때"가 그렇다고 했다. 주 4~5일 밤샘촬영을 하면서 그는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작품을 쉬면서 부산에서 올라오신 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에덴의 동쪽'에서 부자(父子)로 호흡을 맞춘 조민기와 함께 아프리카로 우물 파기 봉사활동을 다시 떠나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는 더욱 열심히 해서 배우의 본분을 다하고 싶어요. 연기는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평생의 짐인 것 같아요."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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