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와 연계해 생각하려고 했던 게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제1회 지식창조대상을 받은 박춘길(사진) 한양대 수학과 교수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수상 소감이다. 박 교수는 7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최근 10년간 과학기술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연구자 6명에게 주는 '지식창조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제학술지 논문(SCI) 수와 피인용 수에서 수학 분야 국내 교수 중 1위를 차지한 점을 인정 받은 것이다.
겨울방학 중인 15일에도 박 교수는 대학 연구실에 나와 매주 금요일 진행하는 세미나 준비로 한창이었다. 그는 "한정된 분야만으로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세부 전공이 다른 타 학교 교수들과 매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실험 등의 과정이 없어 가뜩이나 논문 숫자가 적은 학문인데다 특히 박 교수가 연구하는 함수해석학의 경우 사물의 시간경과 모습을 수식으로 표현하는 분야라 논문이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논문 187편을 발표했고, 과학논문의 가치판단의 척도라 할 수 있는 SCI ㆍSCI-E에 112건이나 인용됐다.
그는 수학에 대해 "논리적이며 깔끔한 학문인 동시에 구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학문"이라며 "수학의 핵심은 다양한 접근법을 개발하고 생각할 수 있는 창의력이고 그런 점에서 다른 분야와 연계해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로 입시 위주의 교육방식에서 찾았다. 그는 "수학에서 해답이란 정해진 답을 찾는 걸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게 매우 중요하며 그런 면에서 선다형 수능 문제는 좋지 않은 교육평가 방식"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박 교수는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해석학으로 박사를 받고 2006년부터 한양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2007년에는 대한수학회가 수여하는 우수논문상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로부터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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