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화폐개혁 이후 국정가격을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상품들의 시장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14일부터 사흘간 시장을 폐쇄키로 했다고 대북 소식지 좋은벗들이 15일 전했다.
좋은벗들은 이날 "14일 오후부터 3일간 시장운영을 중단한 북한 당국이 실태 자료와 주민 여론 동향 등을 고려, 모든 상품의 국정가격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좋은벗들은 "전국 시군당에서는 13일 전원회의를 열어 화폐개혁 조치 이후 물가 실태와 주민 여론을 파악했다"며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에 대한 여론수렴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직후 1㎏당 쌀의 국정가격을 22∼23원, 옥수수는 8원, 콩기름은 50원, 돼지고기는 45원, 설탕은 40원 수준으로 정했었다고 이 소식지는 소개했다.
또 다른 북한 소식 전문 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평양, 신의주, 무산, 혜산, 온성 등 각 지역 장마당에서는 16원이 상한가인 상품들이 50~80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실거래가 상승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방송은 "화폐개혁 기간에 물가는 내려가지 않고 신권을 기준으로도 북한 정부가 예견했던 상한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물가가 형성됐다"며 "북한 당국은 당황하면서 근로자 월급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는 "화폐개혁 이후 시장 기능 마비로 빈곤층이 공급부족에 따른 식량위기를 겪게 되면서 북한 당국이 식량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양호 통일부차관은 이날 한나라당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들과 가진 실무 당정회의에서 북한의 화폐개혁에 따른 내부 동요와 관련, "현금을 많이 가진 이들은 동요하고 있지만 일반 서민은 많은 돈이 없어서 큰 동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2012년 강성대국을 만들기 위한 자금 확보용이 아닌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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