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세종시 원안은 100조 낭비"라는 보고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세종시 원안은 100조 낭비"라는 보고서

입력
2009.12.16 00:50
0 0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14일 '원안대로 행정기관을 분산시킬 경우 앞으로 20년 동안 100조원의 국민세금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한국행정연구원과 행정학회가 만든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토론을 했고, 오늘 다시 세미나를 연다지만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송석구 민간위원장은 "분석이 상당히 논리적ㆍ체계적이어서 그 동안의 정치적ㆍ감성적 접근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의 '100조원 낭비'라는 판단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우선 플러스 효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마이너스 비용만 거론했고, 그 비용마저 대부분 근거가 희박한 추정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2004년 7월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신행정수도 건설의 파급효과 보고서'는 2030년까지 얻게 될 플러스 효과가 178조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당시에는 마이너스 비용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번에 내놓은 보고서도 그 자료와 비슷하게 반쪽만 부각시킨 홍보용 자료로 판단된다. 정책 신뢰 훼손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야 감안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원안의 근거가 됐던 플러스 효과에 대한 해명은 거치는 게 수정안 보고서의 기본일 터이다.

논리적ㆍ체계적으로 산출했다는 '100조원 낭비'의 세 가지 내용도 황당하다. 교통비와 출장비 등으로 매년 1,300억원이 허비되며, 부처간 소통 부재로 정책의 품질이 떨어지는 손실, 남북통일 뒤 수도 재이전 비용을 추산했다고 한다. 지역발전 효과를 완전히 무시한 데다 2030년까지의 정책 비효율을 돈으로 계량하는 한편, 통일 후 수도 문제를 끼워 넣어 계산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통일이 되면 오히려 서울과 수도권이 더욱 과밀해질 게 분명한데 분산효과에 대한 고려도 없다.

이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보고서를 작성하고 세미나에 앞서 대국민 홍보용으로 발표하니 민관합동위원회가 국무총리실의 들러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위원회는 위원회답게 좀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논의를 해야 그 결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