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셋값 상승으로 세입자들의 주름은 깊어졌지만, 세를 끼고 집을 장만한 사람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훨씬 더 올랐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이 달 12일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전세가 비율(매매가에서 전세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은 36.3%로, 2006년 10월(37.2%) 이후 3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은평구로, 46.4%나 됐다. 이어 서울 서대문구(46.2%), 중구(45.3%), 중랑구(44.8%), 관악구(44.7%), 성북ㆍ동대문구(44.6%), 종로구(43.7%), 금천구(43.5%) 등이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반면 용산구는 집값이 크게 뛰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전세가 비율은 30.0%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수도권에서도 전세가 비율이 크게 올랐다. 신도시 전세가 비율은 38.7%로, 2006년 5월(39.5%)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신도시를 제외한 기타 경기 지역의 전세가 비율도 12개월 연속 오르면서 39.8%에 달했다.
김은경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전세가는 올해 봄부터 매매가 상승률을 앞지르기 시작해 가을 이사철까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매매가는 9월 이후 대출 규제 여파로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가 비율이 높아졌다"며 "내년에도 전셋값이 쉽게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 비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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