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71)씨가 15일 미국의 세계적인 기타 전문회사 펜더(Fender)로부터 아시아 지역 뮤지션으로는 최초로 기타를 헌정 받았다.
펜더는 자사의 기타를 애용하며 전설적인 음악을 남긴 음악인을 선정, 단 한 명의 장인인 '마스터 빌더'가 만든 맞춤형 기타를 헌정하는 '펜더 커스텀 숍 트리뷰트 시리즈(Fender Custom Shop Tribute Series)'를 진행해오고 있다. 에릭 클랩튼, 제프 백, 잉베이 맘스틴, 스티비 레이본, 에디 반 헤일런 등이 펜더로부터 기타를 헌정 받았다.
신씨가 이날 헌정 받은 기타는 스크래치가 있는 빈티지 풍의 검정색 바디와 단풍나무 넥으로 구성된 것으로, 마스터 빌더 데니스 갈루즈카의 작품. 지판에는 신씨의 사인과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뜻이 담긴 '트리뷰트 투 신중현'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날 기타를 전달한 펜더의 리처드 맥도널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은 "한국에서 로큰롤 정신을 널리 알린 신중현씨에게 기타를 증정하게 돼 기쁘다"며 "그가 독학으로 뛰어난 실력을 갖췄으며 그로 인해 펜더 기타가 유명해졌다는 사실을 알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기타를 받아 들고 "꿈 같다. 영광이다"라며 기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록 음악이 인정받은 것"이라며 "우리의 대중음악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펜더 기타를 처음 접한 것은 1950년대 중반. "이름도 없는 기타를 구입해 미8군 오디션을 보면서 연주했다"는 그는 "그 때 누군가 내 앞에서 펜더 기타를 치길래 '난 언제 저런 기타를 만져보나' 하고 부러워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펜더 기타에 대해 "내가 슬프면 슬픈 음악이 나오고, 즐거우면 즐거운 소리가 나오는 솔직한 기타"라며 "악기 중의 명기(名器)"라고 말했다.
그는 펜더 기타에 맞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이 기타를 받은 것은 대한민국 음악인들, 대중음악 팬들이 제 음악을 들어준 덕택입니다. 몸이 다할 때까지 기타의 진가를 표현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헌정식에는 신씨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을 비롯해 신촌블루스의 엄인호, 신촌블루스의 전 멤버 이정선, 블루스 기타리스트 김목경, 자우림의 이선규, 노브레인의 정민준 등 선후배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펜더는 이날 이탈리아,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팬더 커스텀 숍 쇼룸'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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