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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병원 새우잠'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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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병원 새우잠' 사라진다

입력
2009.12.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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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장모(56)씨는 지난해 병원 두 곳을 발을 동동 구르며 뛰어다녔다. 3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았던 친정어머니가 대장암 판정을 받고 입원한 시기에 공교롭게도 딸이 첫 아이를 출산한 것이다.

장씨 외에 마땅히 친정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어 서둘러 간병인을 알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하루에 두 번씩 대학병원과 산부인과병원을 오간 장씨는 "우리나라 병원은 왜 그렇게 보호자를 찾아대는지 모르겠다"며 "오랜 간병으로 심신은 피폐해지고, 그러다 보니 다른 가족들과 갈등이 빚어지는 일도 많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장씨처럼 가족 간병으로 고생하는 보호자들이 사라질 전망이다. 시장 영역에 방치돼 있는 간병서비스를 의료제도 내로 편입시켜 병원이 환자 간병을 책임지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4일 정부 부처 중 처음으로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노동부ㆍ여성부ㆍ국가보훈처와 함께 서민ㆍ고용분야 '2010년 합동 업무보고회'를 열고 "서민 부담이 큰 간병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병원 내 간병서비스를 환자가 전액 비용 부담하는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에 포함시켜 공식적인 서비스로 전환하고, 2011년부터는 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으로 변경, 국가가 간병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병원의 관리와 책임 하에 간병 서비스가 제공되는 '보호자 없는 병원'시범사업이 실시되는 등 병원 내 간병서비스를 효율화하기 위한 모델이 마련된다. 6인실에 1명의 간병인을 두는 식의 공동간병을 포함해 질환, 중증도에 따라 간병내용 파악 및 직무분석 등의 작업을 진행한 후 향후 이를 통해 건강보험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간병서비스는 개인간 사적 계약에 의해 구매ㆍ이용되고 있어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개인 부담도 막대한 실정이다. 간병비 시장가격은 1명의 간병인 이용시 1일 평균 12시간에 3만5,000~4만원, 24시간에 5만5,000~6만원 수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6년 발표한 '의료기관 간병서비스 사회제도화 방안'에 따르면, 이 같은 간병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환자가족이 약 65%로 그렇지 않은 비율(10.2%)의 6배에 달했다.

미국은 병원 입원환자가 가족이나 간병인의 도움 없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병원 직원에 의해 제공받고 있으며, 일본은 1994년 사적 간병을 입원료로 급여화해 가족이나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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