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벌어졌던 1위 울산 모비스-3위 전주 KCC의 경기. 꾸준히 10점차 안팎의 리드를 지키던 KCC는 4쿼터 종료 41초 전 2점차까지 쫓겼다. 이때 KCC 하승진이 2점슛 성공에 이어 보너스 자유투까지 얻는다. 남은 시간을 감안했을 때 하승진이 자유투만 성공하면 KCC는 안정권으로 접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하승진은 자유투를 실패했다. 기사회생한 모비스는 던스톤이 2점슛에 이은 보너스 자유투 성공으로 점수차를 1점으로 좁힌다. 잠시 후 던스톤은 다시 자유투 2개를 얻지만 1개만 넣는 데 그친다.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이어졌고, 천신만고 끝에 모비스가 승리를 낚는다.
40분 경기 내내 자유투 상황이 발생하지만 막판 승부처에서의 자유투는 승패와 직결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중요하다. 12일 모비스-KCC 경기도 자유투로 승패가 갈린 대표적인 경기라 할 수 있다.
선수들이 느끼는 자유투에 대한 중압감은 생각보다 크다. 어떤 선수는 평소에는 잘 넣다가도 승부처만 되면 적중률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필자가 SK 감독 시절에 봤던 현주엽은 자유투를 얻었을 때 벤치에서 작전시간을 부르면 힘들어 했다. 긴장감이 길어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반복훈련은 기본이다. 하지만 단순한 훈련만으로 정신력까지 키우기는 어렵다. 훈련 도중 느닷없는 단체 자유투를 실시해 지는 쪽에 벌칙을 주는 것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비록 연습이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줘서 극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평소 훈련 때 내기를 거는 것도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자유투(自由投)는 글자대로라면 '자유롭게 던지는 것'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승부처에서 각 팀의 자유투 성공률을 따져보는 것도 농구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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