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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대해부/ 역주행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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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대해부/ 역주행 농구

입력
2009.12.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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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본격 출범한 한국농구연맹(KBL)은 한국농구의 최고기구이자, 프로농구 10개 구단 공동운영의 연합체다. 연간 수 십억원을 투자하는 각 구단은 KBL 존립의 근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KBL의 성격이 변질되고 있다. 구단들과의 조화와 공생은 뒤로한 채 독주에만 몰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전육 총재 취임 이후 KBL 조직은 '정치조직화' 되어 가고 있다.

많은 농구인들은 "지금 한국농구는 큰 위기다. 농구의 국제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돼 가고 있고, 농구라는 콘텐츠도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도 KBL이 중심을 잡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KBL의 행보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셋방에서 재벌로

출범 초기 KBL은 서울 서초동 J빌딩에서 전세 살림을 했다. 그러다 재정이 어느 정도 안정된 2002년 초 지금의 논현동 2번지 KBL 센터(지하 2층, 지상 9층)를 매입하면서 '재벌반열'에 올라섰다. 구입 당시 230여억원이던 KBL 센터는 현재 시가 800억원을 호가한다. KBL은 지상 5, 6층만 사용하고 나머지 9개 층은 세를 내주고 있다.

KBL은 총재를 수장으로 하고 사무처장이 운영책임을 맡는다. 각 팀장(3명)은 사무처장의 지휘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KBL 직원 숫자는 총재를 포함해 총 23명(KBL 발간자료 기준), 여기에 아르바이트생 등 계약직 직원 등을 더하면 30명이 넘는다.

KBL은 사무국 이외에 ▲재정위원회 ▲기술위원회 ▲마케팅위원회 ▲경기위원회 ▲심판위원회 ▲선수복지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김인양 사무처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마케팅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회는 대부분 경기인 출신들로 이뤄졌다.

총수입은 140억원

1년에 KBL로 들어오는 돈은 약 140억원으로 ▲토토 수익금 80억원 ▲방송중계료 25억원 ▲타이틀스폰서 비용 20억원 ▲건물임대료 10억원 ▲각종 라이선스 사업수입 5억원 등이다.

1년에 140억원이나 벌어들이는 KBL이지만 '잘 나갈 때'에 비하면 수입이 70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KBL은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경기장 A보드 광고사업을 10개 구단에 양도했다. 또 방송중계료와 타이틀스폰서 비용은 최대일 때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임 김영수 총재 시절 KBL의 수입은 ▲토토 수익금 80억원 ▲방송중계료 52억원 ▲타이틀스폰서 비용 35억원 ▲경기장 A보드 광고수입 30억원 ▲건물임대료 10억원 ▲각종 라이선스 사업수입 5억원 등 최대 210억원에 이르렀던 적이 있다.

철저한 비밀주의

KBL은 140억원을 ▲심판 인건비(10억원) ▲직원 인건비(10억원) ▲10개 구단 용병 급여(40억원) 등으로 사용한다. KBL은 수입분배 명목으로 용병들의 인건비를 대납해준다. KBL은 나머지 금액을 ▲리그 운영비 및 경기장 시설 지원비 ▲10개 구단 사업비 지원 등에 배정한다.

시가 800억원짜리 건물에 연간수입만도 140억원이 넘는 KBL이지만 수입과 지출 내역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KBL은 자신들이 정한 회계법인을 통해 1년에 한 번 '형식적인' 감사를 받는 게 전부다. 장부상으로는 '수입=지출'을 맞춘다.

스포츠기구인가 정당인가

지난해 9월 전육 총재 취임 이후 KBL의 조직성격은 크게 변했다. 국내 스포츠기구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대변인 제도가 신설된 데 이어 조직이 정당화(政黨化)되어 가고 있다. 많은 농구인들 사이에서 "연맹이 아니라 정당"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메이저리그(MLB)는 물론이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배구연맹(KOVO) 등에서도 해당 종목에 식견이 있는 전문가 또는 전문경영인이 수장을 맡고 있다. KBL과 달리 큰 틀에서 발전의 밑그림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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