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후진타오(胡錦濤)'로 불리는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16일 한국을 방문한다. 시 부주석은 일본 미얀마 캄보디아 등을 순방하는 길에 서울에 온다.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시 부주석의 이름 앞에 '황태자' '후계자' 등 화려한 수식어를 붙여왔다. 시 부주석이 중국 차기 지도자로 확고히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시 부주석이 2012년 가을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차기 영도자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부주석의 3박4일(16~19일) 방한 일정에서도 이런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김형오 국회의장, 정운찬 국무총리 등 우리 정부 최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난다.
시 부주석은 17일 이 대통령을 예방, 조찬을 함께 한다. 대통령이 정상이 아닌 외국 인사와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시 부주석은 이어 김 의장을 만난 뒤 정 총리와 회담을 한다. 정 총리와는 만찬도 함께 한다. 우리 정부 지도자들이 '중국의 미래'와 폭넓게 대화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짠 것이다.
시 부주석은 서울에서 경제4단체장 오찬, 한중우호협회 조찬, 한나라당 및 민주당 관계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18일 경주를 방문한다.
경주에서 불국사를 관람하고 김관용 경북지사와 만찬을 함께한 뒤 19일 김해공항에서 다음 순방국인 미얀마로 떠난다. 시 부주석의 방한을 수행하는 중국 정부 인사는 차관급 6명 등 모두 58명이다.
정부는 시 부주석의 방한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정부는 17일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시 부주석의 한국 도착 일정을 조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시 부주석 방한은 중국 차세대 핵심지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사실상 국빈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는 16일 밤 시 부주석 영접부터 19일 출국 때까지 시 부주석을 밀착 수행한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가 시 부주석 방한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한중 양국은 방한 기간에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와 관련, 시 부주석은 아시아 순방 직전 베이징에서 한국 및 일본 특파원들과 만나 한중일 3국간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핵 6자회담 재개 필요성도 역설했다.
한편 시 부주석의 방한은 지난해 5월 한중 정상의 고위인사 교류 확대 합의 사항을 실천하는 의미도 지닌다. 이 합의가 나온 지 3개월만인 지난해 8월 후진타오 주석이 방한했고, 올 4월에는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이 방한했다.
한편 시 부주석은 이번 순방에 중국 국민가수로 알려진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씨를 동반하지 않았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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