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3명이 동시에 군복무를 시작하고 쓸만한 외국인선수 2명은 모두 트레이드로 다른 팀에 내줬다. 올시즌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2년 뒤를 기약하는 포석이라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안간힘을 써도 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은 자의 허무함은 무엇과도 바꾸기 힘들었다.
황진원(31)과 은희석(32). 주전 대부분이 떠난 안양 KT&G의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있는 '유이'한 주축선수다. 동료들은 모두 떠나고 다른 팀에서 버리다시피 한 외국인선수와 함께 뛰고 있지만, 둘은 여전히 몸을 아끼지 않고 구슬땀을 흘린다.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도 둘은 남다른 파이팅으로 87-74 완승을 이끌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황진원은 20점(5어시스트)을 올렸고, 발목 수술 재활을 마친 은희석은 악착 같은 수비로 LG 공격을 봉쇄했다.
개막전 올시즌 10승도 거두기 어렵다고 평가됐던 '최약체' KT&G는 어느덧 8승(15패)째를 거뒀다. SK(8승16패)를 따돌리고 단독7위까지 올라서며 외인구단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상범 KT&G 감독은 경기 후 "황진원 은희석 등 노장 선수들이 끝까지 한 발씩 더 뛰면서 수비에서 앞장서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ㆍ2위 맞대결이 펼쳐진 울산에서는 2위 부산 KT가 경기 종료 4초 전 터진 제스퍼 존슨의 결승 자유투 득점을 앞세워 선두 울산 모비스를 80-78, 2점 차로 꺾었다. KT는 올시즌 모비스와 맞대결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17승(8패) 고지에 올라 선두 모비스(17승7패)를 0.5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KT 유니폼을 입고 두 번째 경기를 펼친 '괴물센터' 나이젤 딕슨은 25분11초를 뛰며 24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특히 승부를 가른 4쿼터에에만 11점을 몰아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인천 전자랜드는 아말 맥카스킬이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서장훈(33점 11리바운드)과 라샤드 벨(40점 8리바운드)이 맹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대구 오리온스를 100-89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안양=허재원 기자 hooa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