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이 낳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웃음으로 풀어낸 코미디 영화. 실향민 아버지를 위해 온가족이 마치 남북통일이 된 것처럼 주변 상황을 꾸미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억지스러운 전개가 눈에 거슬리지만 가족의 정이 온기를 전한다.
병든 어머니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동독이 서독으로 흡수통일된 사실을 감추는 자녀들의 악전고투를 그린 독일의 블랙코미디 '굿바이 레닌'과 비교하면 흥미롭다.
수십 년 살아온 아내를 북에 두고 남한에 정착한 김 노인(신구)은 옛 아내와 딸을 만나는 게 평생의 소원이다.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신청서를 내고 돌아오다 김 노인은 발을 헛디뎌 병원 신세를 지고, 가족은 그가 간암 말기 임을 알게 된다.
가족은 남북통일이 되지 않은 현실을 비통하게 여긴 김 노인이 유산 50억원을 통일부에 기부하기로 한 사실도 알아챈다. 아들 명석(감우성)과 명규(김수로)는 유산을 지키기 위해 남북통일이 이뤄진 것처럼 아버지를 속이는데… 감독 조명남. 2005년, 15세.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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