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원한 환자 김제균(47ㆍ가명)씨는 잇몸이 완전히 무너져 임플란트를 무려 12개나 해야 했다. 전기공사업을 하는 그는 발주처로부터 수금도 잘 안되고, 신규 수주 물량도 시원찮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김씨처럼 요즘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치아에 문제가 생겨 내원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업무상 긴장 지속과 가정불화, 술ㆍ담배로 인해 치아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그렇게 된 데는 직접적으로 자신과 치아 간에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치아가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칠 때 주인이 좀 더 진지하게 돌아보고 대책을 세웠더라면 육체적인 고통과 시간,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치아는 자꾸 '문제 있어요 주인님...'하는데 주인이 미처 이를 눈치채지 못해 외과 수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상황을 봐도 커뮤니케이션이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서민행보를 잇따라 취하고 있는데도 피부에 별로 와 닿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서민을 위한 민생정책이 눈에 띄어야 하는데 오히려 4대강사업에 밀려 서민, 취약계층, 노인복지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예산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따라서 실질적, 내용적인 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수십 조원이 투입되는 4대강사업을 제대로 된 여론수렴이나 법적 절차 완비 없이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또한 국민적 동의도 구하지 않고 세종시의 사업내용 변경을 추진해 혼란을 초래하는 것도 커뮤니케이터로서 올바른 자세는 아니다. 남북관계만 봐도 큰 판을 보지 못하고 여전히 상호주의의 틀에 갇혀 있다.
중도실용주의를 표방하며 대통령이 현장방문 횟수를 늘린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칫 생색내기식 커뮤니케이션에 그칠 수도 있어서다. 지난해 대규모 촛불시위로 인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되지 않을까.
신일영 명동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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