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8월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는 불멸의 대기록이 수립됐다.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본즈(45)가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756홈런을 때린 것이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것을 확인한 뒤 본즈는 의기양양하게 그라운드를 돌았고, 그의 아들 니콜라이는 홈플레이트에서 두 손을 번쩍 치켜든 채 아버지의 대기록 수립을 축하했다.
메이저리그 통산홈런 1위에 빛나는 본즈. 하지만 금지약물 복용과 관련해 위증 혐의로 유죄판정을 받은 바람에 기록은 그만큼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본즈가 신기록을 세운 날, 31년간 메이저리그 통산홈런왕 권좌를 지켰던 행크 에런(755홈런)과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AT&T 파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영욕으로 점철된 본즈가 결국 그라운드를 떠난다. 본즈의 에이전트인 제프 보라스는 11일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올해 본즈는 선수생활을 하지 못했다. 2주만 타격훈련을 해도 그는 당장이라도 최고타자가 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기회를 줄 구단은 없을 것 같다"고 사실상 본즈의 은퇴를 발표했다.
보라스의 말처럼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본즈는 여전히 최고였다. 본즈는 2007년 타율 2할7푼6리에 28홈런 66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마땅히 뛸 구단을 찾지 못해 사실상 방망이를 놓아야 했다.
본즈는 역대 메이저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구안, 가장 간결한 스윙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메이저리그 최초 13년 연속 30홈런(1992~2004년)의 대기록도,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2001년 73개) 신기록도 본즈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86년 피츠버그에서 데뷔한 본즈는 93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으며 이후 15년간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23년 통산성적은 2,986경기 출전에 타율 2할9푼8리 762홈런 1,996타점 514도루.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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