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 노병준(30ㆍ포항)의 태극마크 꿈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무르익고 있다.
노병준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내년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가할 35인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2000년 4월 아시안컵에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던 노병준은 10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 기회를 잡았다. 30세의 늦은 나이에 마지막으로 월드컵 진출 기회를 잡은 그는 '클럽 월드컵이 태극마크 경쟁의 본 경연장"이라고 말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풍부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노병준의 진가는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TP 마젬베와 FIFA 클럽 월드컵에서 확인됐다. 데닐손, 남궁도와 함께 스리톱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귀중한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2-1 역전승을 도왔다. 전반 28분 음벤자 베디에게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간 포항은 후반 들어 반격의 고삐를 댕겼다.
후반 5분 노병준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뒤 침착하게 문전에 있는 데닐손에게 연결해 헤딩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중반부터 왼쪽 종아리에 근육 경련이 일어났음에도 이를 악물고 뛴 노병준은 변함 없는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로 공격을 주도했다. 포항은 후반 33분 데닐손이 마침내 역전골까지 성공해 K리그 클럽으로는 사상 첫 클럽월드컵 4강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이날 후반 42분에 교체 아웃된 노병준은 팀이 16일 에스투디안테(아르헨티나)와 준결승전을 치르게 돼 허정무 감독에게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각인시킬 기회를 이어가게 됐다. 명단이 발표된 뒤 개인 홈피에 '이제 또 다른 소속팀이 생겼다'고 남기며 태극마크의 꿈을 강조한 그는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예비명단이 발표된 까닭에 내심 기뻐했다.
그는 "클럽 월드컵 이전에 명단이 나옴으로써 26, 27일 대표팀의 체력테스트보다 실전에서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표팀 선수들처럼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 포항에서 다른 국가와 경기를 통해 무언가를 보여주면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허정무호'의 베스트11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것을 인지하고 있는 노병준은 대표팀에서 오리무중인 '조커카드'로서 가능성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확률은 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반에 경기 흐름을 바꾸는 분위기 메이커로서 역량을 충분히 각인시킨다면 낮은 확률을 파고 들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0년 전 대표팀과 2005년 전남시절 허 감독의 지휘를 받은 노병준은 '특급조커'로 맹활약하며 자신의 명성을 알린 적이 있다.
아부다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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