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녁 국회 로텐더홀에서는 조촐한 생일 파티가 열렸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뒤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인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55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천 의원의 실제 생일은 12일이지만 하루 앞서 천 의원의 보좌진이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파티에는 천 의원과 함께 농성 중인 장세환 최문순 의원 외에도 김희선 문병호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천 의원은 보좌진이 준비한 생일축하 카드를 읽은 뒤 "이렇게 호사스러운 생일을 맞아보기는 처음"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전 의원과 천 의원 보좌진은 각각 카디건을 생일선물로 마련했고 장 의원은 넥타이, 최 의원은 호주산 와인을 선물했다. 또 이강래 원내대표는 전화로 축하 인사를 전했고 박주선 최고위원은 떡을 보냈다.
전반적으로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잠시 숙연한 순간도 있었다. 장 의원이 축하 인사를 건네는 도중 "4선 의원이 맨바닥에서 생일을 맞이하는 현실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잘못된 현실을 꼭 개선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기 때문이다. 최 의원도 "산적한 문제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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