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도요타의 올해 판매감소율은 전년대비 23.8%로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미국 GM과 크라이슬러의 뒤를 잇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2007년 13.1%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해 올해는 1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선지 불과 18개월 만에 닥친 위기다. 도요타의 부진은 전세계 모든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어 대책수립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현지 요구에 부응하는 모델이 없어 현대차나 독일 폴크스바겐은 물론 GM에게도 뒤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오랫동안 새로운 모델을 내놓지 못한데다 현지에서 인기 있는 디젤 모델이 부족해 2005년 이후 최악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급발진 사고로 인한 380만대 리콜과 "회사가 캠리와 코롤라의 전복 위험성을 은폐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이어지며 그 동안 쌓아온 '안전과 무고장'의 신화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폴크스바겐과 현대ㆍ기아차가 품질 좋은 새 모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가뜩이나 엔고로 인한 수익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는 도요타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현대 제네시스는 도요타 렉서스와, 뉴소나타는 캠리와 각각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도요타 창업자의 손자로 올해 6월 회장직에 오른 도요타 아키오 회장도 최근"현재 도요타는 대기업이 폐망에 이르는 5단계 중 이미 4단계에 도달했다"며 현재 심각한 위기상황임을 실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도요타가 기본으로 돌아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참신한 새 차를 내놓지 못한다면 세계 1위 지위를 곧 내놓아야 할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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