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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줄도산 막은 것은 3520억弗의 마약자금" 유엔마약범죄사무국 사무총장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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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줄도산 막은 것은 3520억弗의 마약자금" 유엔마약범죄사무국 사무총장 주장…

입력
2009.12.1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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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3,520억달러(약 410조원)에 달하는 마약 등 범죄 관련 자금이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유입돼 많은 은행이 파산을 피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토니오 마리아 코스타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사무총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의 주말판 옵서버와의 13일자 인터뷰에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많은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마약 자금유치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코스타 사무총장은 "18개월 전 이 같은 범죄 관련 자금의 움직임을 파악했지만 이 돈이 은행들을 살렸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 아직 돈의 출처와 정확한 유입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자금의 씨가 말라있던 당시에 마약관련 돈이 시장에 유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금이었다"고 덧붙였다.

마약을 거래하는 갱단들은 거래망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범죄와 관련된 돈은 현찰로 비밀장소에 보관하거나, 해외로 밀반출해 당국의 눈길을 벗어나곤 했다. 그런데 이 기간 어떻게 이런 거액 자금이 금융 감독당국의 눈을 피해 제도권 은행으로 흘러 들어왔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이다. 불법자금의 세탁을 위해 행해진 것으로 보이지만 과정이 심상치 않다.

가디언은 "정확한 과정을 밝히기 위해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협조 조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차원에서 이 같은 자금유입을 관리할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스타 총장은 "불법적인 자금이 은행을 살리려는 의도로 유입됐다는 증거들이 있다"며 은행과 범죄조직의 공조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코스타 총장은 마약 자금과 관련된 은행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디언은 "마약 자금이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들어왔다는 증거가 있다"고 보도했다.

코스타 총장의 주장에 대해 은행들은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영국 은행가협회 대변인은 가디언에 "유동성 위기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부족한 자금은 불법적인 자금이 아닌 중앙은행의 개입을 통해 해결됐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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