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가 12, 13일 이틀 동안 충청권을 누비면서 세종시 수정론 세일즈를 했다. 취임 이후 세 번째로 충청권을 찾은 정 총리는 "앞으로도 1박2일이고, 2박3일이고 머무르면서 얘기를 듣겠다"고 말해 충청 주민 설득 작업을 계속 벌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 임기(2012년) 내에 세종시에 입주하는 모든 기관의 건설 공사를 착수하고, 세종시 완성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10년 앞당긴 2020년으로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총리는 12일 대전 KBS에서 열린 세종시 토론회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 퇴임 이전에 세종시 수정안에 계획된 모든 기관의 착공을 끝내고 어떤 것은 완공하겠다"며 "대학, 연구소, 기업, 중ㆍ고교 등 세종시 발전방안에 들어가는 것들에 대해서는 대통령 임기 내에 적어도 착공하고 상당 부분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많은 분들이 2030년까지 뭘 하겠느냐고 걱정하시는데 2020년까지 맞춰보자는 플랜까지 갖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오랜 생각 끝에 사과하고 부끄럽다고까지 말한 진정성을 믿어달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참석한 패널들은 "행정부처가 오지 않는 세종시는 앙꼬(소) 없는 찐빵이다" "행정 부처는 자족도시를 위한 마중물이다" 등의 말을 하면서 정 총리를 공박했다.
또 대전 KBS 앞에서 기다리던 자유선진당 당원 60여명은 정 총리가 탄 버스를 향해 계란을 던졌다. 토론회에 이어 찾은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현장 주민간담회에서 마을 주민 50여명은 항의의 표시로 'X'자를 붙인 마스크를 쓴 채 정 총리를 맞았다.
정 총리는 13일에는 지역 종교계를 통해 충청 민심에 다가가려는 듯 세종시 부지에 있는 당암교회를 찾아 예배를 보고, 충남 공주에 있는 마곡사를 찾았다. 정 총리는 예배 말미 인사말을 통해 "오는 길에 빈집이 많고 폐허가 된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총리는 이어 "당시 후보이신 분이 세종시를 제안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땅을 다 파헤치기만 했지 실제로 된 일은 하나도 없다"며 "그런 것들을 보면서 그야말로 세종시 문제를 잘 풀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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