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대회를 중심으로 한 겨울 축제'2009 서울 스노우 잼'이 개막한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려 많은 관심을 보였다. 도심 한복판에 설치된 높이 34m, 길이 100m의 스노보드 점프대 위에서 펼쳐진 '점프 묘기'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굳이 광화문 앞에서 이런 쇼를 해야 하냐"고 불평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시민 7,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30여분간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막사에서 "서울과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소중한 발판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특히 개막식 마지막 순서로 스노보드 선수 18명이 점프 묘기를 선보인'프리스타일 스노보드쇼'에 열띤 반응을 보였다. 각양각색의 스노보드복을 입고 고글을 쓴 한 선수가 점프대에서 질주해 몇 바퀴씩 도는 공중제비를 선보이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한 20대 청년은"세종대왕(동상)을뛰어 넘을것같다"며 짜릿해 했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일 세계적인 스노보드 선수들이 참가한 토너먼트 방식의 '슈퍼매치' 경기가 열리고, 13일에는 국제스키연맹(FIS)의 스노보드 월드컵 예ㆍ결선 경기가 치러진다.
시민들은 대체로 TV를 통해서만 보던 이색적인 광경이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져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용권(81)씨는 "하얀 스노보드 점프대가 경복궁과 북한산 등과 어우러져 멋있게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철(66)씨는 "시설 설치하는데 돈이 많이 들었겠지만, 전세계에 방영돼 우리나라를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숙(61ㆍ여)씨는 "도시에서 보기 힘든 신선한 풍경이라 즐거운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며 선수들의 묘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점프대가 광화문을 가리는 점 등을 지적하는 한편,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대학생 이화평(22·여)씨는 "주변과 어울리지도 않고, 슬로프가 짧아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배경애(49·여)씨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중심가에 (점프대를) 임시로 설치해 위험해 보이고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도 가려진다"며 "오세훈 시장이 내년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전시행정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이날 행사를 위해 광화문에서 세종로네거리 방향 6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통제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12일에도 오후 4~10시, 13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통제한다.
박민식기자
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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