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2일 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선거광고에 출연했던 '욕쟁이 할머니' 강종순(69)씨가 운영하는 실내식 포장마차를 예고 없이 찾았다.
이 대통령 내외가 이날 오후 10시쯤 선거광고 기획에 관여한 참모들과 함께 깜짝 방문을 하자 강씨는 반가운 마음에 울음을 터뜨리며 일행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을 건넨 뒤 함께 간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한나라당 정병국 나경원 강승규 정태근 의원 등과 자리를 잡고 1시간40분 정도 머물면서 막걸리를 마셨다. 안주로는 계란말이, 오징어볶음 등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건배 제의를 하면서 "욕쟁이 할머니 포차가 번창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강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을) 욕하지 말고 기다려보자'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할머니 인터뷰를 잘 읽었다"고도 말했다.
이에 강씨는 "대선 당시에는 다른 것 말고 경제나 살리라고 했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잘 해주실 것으로 믿고 마음을 놓으며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김윤옥 여사는 이날 강씨에게 파란색 목도리와 점퍼를 선물했다. 술값은 김 여사가 지불했는데, 100만 원 가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1월 대선광고 촬영 이후 2년 만에 강씨를 만났다. 강 씨는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됐으나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욕쟁이 할머니의 포장마차 방문을 스스로 결정한 뒤 "장사가 안 된다고 하니 (참모들이) 가급적 많이 참석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경호 문제 때문에 장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번 뵙고 싶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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