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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낮은 곳을 향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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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낮은 곳을 향하는 교육

입력
2009.12.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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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저소득층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교육복지 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이 있다. 학교가 중심이 되어 지역의 인적ㆍ물적 자원을 연계해 저소득층 학생과 취약 환경에 있는 학생들의 필요에 총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통합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찾아내고 이들의 요구를 파악해 학교 안팎의 자원을 연결해 줌으로써 학생의 삶의 질과 교육적 성취를 높이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취약지역 '교육복지' 지원

학교에 교육복지부를 조직해 사업 운영의 중심 역할을 맡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사회 교육 전문가를 배치해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찾아내고 지역 지원과 연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또 지자체, 민간 단체, 기업, 대학 등 지역 내 인적ㆍ물적 자원을 발굴하고 이들과 학교를 연계시켜 지역 내 취약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지역 교육청에 전담 팀을 구성하고 프로젝트 조정자를 배치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지역 내 자원을 활용해 방과후 학습지도 및 보육활동, 각종 특기ㆍ 적성 교육, 캠프와 유적지 탐사 등 문화활동, 심리 검사 및 상담ㆍ치료 등의 정서적 지원 등 다차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2008년 사업 평가에 따르면 이 같은 활동을 위해 학교마다 평균 25.4개의 지역 사회기관이 연계돼 있다. 현재 이 사업에는 전국 879개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와 유치원생를 제외한 학생 53만1,932명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사업은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 효과가 있다. 특히 사업을 오래 진행한 학교일수록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과 학생들의 교육기대, 문제행동 감소, 사회성 등의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학교생활 적응이나 문제행동 감소 등에는 가정 만족도와 부모의 지원 등 가정 경험적 요인뿐만 아니라 학교수업 만족도, 시설활용 만족도, 교사의 지원, 학교에 대한 신뢰 등 학교 경험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러한 성공은 취약 학생들의 삶을 이해하고 심리적으로 지지하는 교사들이 학생 개인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가능했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학교생활 적응 수준을 높이고 문제행동을 완화시킨 것이다. 최근 사업 참여 학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 학부모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과 아이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아 주는 학교와 교사에게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또 한 교사는 이 사업이 '없는 것을 채워주는 활동'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나도 누군가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는다'는 자부심과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활동이라고 표현했다.

이 사업은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마다 사업 추진 수준은 다르지만 특별시책 사업이 이처럼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실감하는 다차원적 사업효과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삶의 질과 교육 함께 돌봐

앞으로 이 사업은 '특별시책'이 아닌 일반 교육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불리한 지역의 학교와 교사에 대한 우선적 지원이 법적 기초에 근거하여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일반 학교에서도 학교가 이제까지 어쩔 수 없다고 간주해 왔던 가장 취약한 상황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교육은 모든 아이들, 나아가 모든 학부모들로 하여금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학교를 통해 교육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믿게 할 것이다.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처럼 많았던 학부모 민원이 없어졌다는 한 학교장의 말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김정원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복지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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