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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소문난 독서가의 명문장 해석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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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소문난 독서가의 명문장 해석집

입력
2009.12.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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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지음/문학의문학 발행ㆍ300쪽ㆍ1만3,000원

시인이자 평론가인 장석주(54)씨는 손꼽히는 독서가다. 장서가 3만여 권에 달하고 매일 8시간을 책읽기에 투자한다고 한다.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는 장씨가 젊은 시절부터 읽어온 시, 소설, 역사서, 인문서, 에세이 등에서 빼어난 문장들을 뽑아 해설을 붙인 일종의 명문장 해석집이다.

장씨는 자신을 시인으로 이끈 문장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때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한평생,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의미와 감미를 모아야 한다'는 릴케의 <말테의 수기> 의 구절들이라고 털어놓는다. 시작의 통고를 강렬한 에스프리를 담아 기록한 릴케의 글은 문학청년 장석주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켰다. 장씨는 "과연 나는 그때부터 서른 해가 넘는 지금까지 시를 찾아 헤매고 있다. 그것이 내 운명이다"라고 썼다.

그는 또 자신에게 가치와 규범의 체계를 세워준 것은 '인생을 탐내지 말 것, 혀를 늘어뜨린 개처럼 입맛을 다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라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한 문장이라고 소개한다. 니체 읽기를 "내 정신사에 찍힌 원체험"이라고 말한 그는 "여전히 니체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대고 니체와 관련된 책들에는 습관적으로 손이 가고 기어코 사들이고 만다"고 고백한다.

아름답고 가혹한 청춘의 양가성을 알려준 헤르만 헤세, 인간만이 더럽고 또 인간만이 숭고하다는 자각을 가져다 준 프리모 레비, 우주만물의 외로움을 실감나게 해준 시인 정호승 등의 문장 사이를 유영하며 스스로 기꺼워하는 한 독서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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