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황규연(34ㆍ현대삼호중공업)이 뒤늦은 전성기를 맞이하며 모래판을 호령하고 있다.
황규연은 2000년대 초 씨름판의 최대 위기가 닥쳤을 때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묵묵히 샅바를 잡았다. K-1이나 종합격투기에서의 유혹을 뿌리친 그는 끝까지 민속씨름에 남아 후배들과 경쟁했다. 그리고 그는 씨름의 인기가 부활하고 있는 올해 마침내 성과를 올리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코끼리' 황규연은 13일 경주실내체육관에서 끝난 천하장사 대축제 마지막 날 결승전(5전3선승제)에서 이태현(구미시체육회)을 3-1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2001년 천하장사 후 8년 만에 모래판 최정상자리에 오른 그는 상금 1억원을 챙겼다. 또 그는 지난 10월 추석장사대회 백두장사급 장사타이틀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황소트로피를 손에 쥐게 됐다. 특히 황규연은 스페인, 몽고, 미국 선수들이 처음 참가해 세계대회로 확장된 천하장사 대축제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 민속씨름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8강전에서 무려 190kg이 나가는 김상중(마산씨름단)을 2-1로 제압한 황규연은 준결승에서도 '복병' 정원용(기장군청)을 2-1로 물리친 뒤 이태현과 결승에서 격돌했다. 황규연은 첫째 판을 되치기로 빼앗겼지만, 둘째 판에서 계체승을 거둬 균형을 만들었다. 이어 황규연은 밀어치기와 잡채기로 잇따라 이태현을 모래판에 눕히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 올해 모래판으로 복귀한 이태현은 2개 대회 연속 황규연의 벽을 넘지 못해 1품에 만족해야 했다. 2ㆍ3품 결정전에서는 장성복(동작군청)이 정원용을 물리쳤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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