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시작된 빚더미 국가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바람이 스페인까지 상륙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는 9일(현지시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S&P의 스페인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은 8일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낮춘 직후 나온 것이다.
AA+등급 자체는 내리지 않았지만,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꿈에 따라 스페인은 향후 등급하향가능성이 높아졌다. S&P도 "스페인 정부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향후 2년 안에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GDP 대비 국가 부채는 67%로 추정된다. 올해 재정적자가 GDP의 12.7%, 내년 국가부채는 GDP의 1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그리스에 비하면 심각성이 덜하지만, 스페인은 경제규모가 커서 실제 신용등급이 실제로 낮아지면 충격도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럽 각국의 재정상황이 워낙 나쁜 상태여서, 등급하향 바람이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그리스, 스페인에 이어 재정상태가 안 좋은 국가로는 아일랜드가 꼽힌다. 주택 버블 붕괴로 2007년 이후 세수의 3분의 1이 줄어 든 아일랜드는 올해 유로 존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GDP 대비 14%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그리스와 스페인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는다면 유럽 금융기관들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 금융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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