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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日 스즈키 인수, 세계 車 업계 합종연횡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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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日 스즈키 인수, 세계 車 업계 합종연횡 가속

입력
2009.12.1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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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불고 있다. 10년 전에도 "덩치를 키워야 살아 남는다"며 다임러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하고 르노와 닛산(日産)이 손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합병의 축이 달라졌다.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중국 등 신흥국 공략과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기술을 한발 앞서 손에 넣기 위한 경쟁이다.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독일 폴크스바겐과 일본 스즈키가 9일 자본ㆍ업무 제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폴크스바겐이 내년 1월에 약 2,000억엔을 투입해 스즈키 주식 19.9%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된다. 스즈키도 폴크스바겐 주식 약 2.5%를 사들인다. 두 회사는 부품 공동 구매 등 업무를 제휴한다. 스즈키는 특히 폴크스바겐이 가진 첨단 기술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차세대 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두 회사를 합칠 경우 9월까지 올해 세계 판매대수는 649만대. 도요타(564만대)를 훌쩍 뛰어 넘는 세계 최대 자동차 연합은 폴크스바겐, 스즈키가 이미 각각 시장점유율 1위인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현대 등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자동차업체들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 최대 자동차회사 푸조시트로엥그룹도 일본 미쓰비시(三菱)자동차에 2,000억∼3,000억엔 규모로 자본 참여해 최대 주주가 되는 교섭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조는 기존의 클린 디젤 엔진 기술에 미쓰비시가 가진 전기차 등 친환경 기술까지 추가할 경우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앞서가는 도요타,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인 닛산 등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는 자본수혈로 경영 재건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이점을 노리고 있다.

유럽과 일본차가 중심인 이번 제휴 바람의 이면에는 지난해 말 금융위기 이후 도산 위기까지 몰린 미국 자동차업체의 쇠퇴가 반영돼 있다. 스즈키가 제너럴모터스(GM)의 경영위기 이후 자본 제휴를 해소하고 되사들인 주식을 그대로 폴크스바겐에 양도하는 것이 상징적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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