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제34기 명인전에서 우승한 이후 6년 만에 다시 명인전 타이틀을 차지한 이창호는 "한동안 국내외 기전에서 여러 차례 준우승에 머물러 내심 상당히 괴로웠는데 이번에 다시 국내 최대 기전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로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창호는 최근 상승세에 대해 "지난달 초 삼성화재배 준결승서 중국 치우쥔에게 2연패를 당해 충격이 컸는데 다행히 곧이어 벌어진 LG배서 설욕해 컨디션을 회복했다"며 "내년 초 열릴 LG배에서도 우승해 국제기전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창호는 2006년 제10회 삼성화재배 결승서 중국 뤄시허에게 패한 뒤 메이저 세계대회서 7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명인전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판은.
"신예강호 김승재와 준결승전이 쉽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원성진과의 결승전이 가장 어려웠다. 요즘은 모두 강해 한 판 한 판 이기기가 무척 힘들다."
-오랫동안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려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이번 우승을 가장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서…"(웃음)
-그 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 고생 많이 했다는데.
"얼마 전 두통에 시달린다는 기사가 나간 뒤 팬들이 여러 가지로 많이 도와 주었다. 자세교정 치료 하는 분을 소개받아 얼마 전부터 시술 받고 있는데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최근 발표된 12월 랭킹에서 당초 3위였다가 번복 소동을 겪은 뒤 다시 1위로 올라갔는데.
"현재 랭킹제도가 상당히 합리적이지만 공식 대국을 한 판도 두지 않아도 랭킹 점수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거나 국제기전처럼 상금이 많고 비중이 높은 기전에서 우승해도 가중치가 부여되지 않는 등 불합리한 점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138번째 정상에 올랐다. 스승 조훈현이 보유한 최고기록에 19회 차이로 다가섰는데 언제쯤 기록을 경신할 수 있겠나.
"기록 경신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았다. 신기록 작성이 문제가 아니고 현재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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