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MBC 사장이 유임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1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엄 사장을 비롯해 한귀현 감사, 김종국 기획조정실장, 문장환 기술본부장 등 MBC 임원 4명이 제출한 사표를 반려했다.
그러나 김세영 부사장(편성본부장 겸임), 송재종 보도본부장, 이재갑 TV제작본부장, 박성희 경영본부장 등 임원 4명의 사표는 수리했다. 엄 사장 등 MBC 임원진 8명은 7일 방문진에 일괄 사표를 제출했었다.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엄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의 사표 제출 건에 대해 폭넓게 토론했다"며 "2년 간의 경영 결과와 '뉴 MBC 플랜'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부분 반려와 수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차 이사는 "후임 MBC 이사는 경영진과 각계의 의견을 신중히 고려해 선임할 것"이라며 "MBC가 공영방송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고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엄 사장 등은 유임됐지만 현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뉴스데스크''뉴스 후''PD수첩' 등 시사ㆍ보도 프로그램의 담당 본부장들은 일괄 경질돼 논란도 예상된다. 당초 이들을 솎아내기 위해 임원진에 사표 제출을 종용한 것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MBC노조는 이날 방문진 이사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찾아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방문진이 MBC 경영진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다"며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퇴진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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