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어제 서울로 귀환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결과가 다소 실망스럽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과 역할, 9ㆍ19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하며 6자회담 당사자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에 대한 확답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번 방문이 매우 유익했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물론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이번 방북 한 번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북한이 선 평화협정 체결 등 현 단계에서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조건을 내건 반면 미국은 협상이 아니라 6자회담 복귀와 9ㆍ19공동성명 이행 촉구로 양자회담의 성격을 제한한 탓이다. 다만 극적인 의견 접근으로 6자회담 재개 등의 돌파구가 열리지 않나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지만 "역시나"로 끝나고 말았다. 추후 대화 일정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이번 방북이 전혀 무의미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양측이 6자회담의 존재 근거인 9ㆍ19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가졌다는 것은 6자회담 복원 가능성에서 진일보를 뜻한다.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말대로 북측 관계자들과 "솔직하고 진지하게 의견을 나눴다"면 양측간 신뢰도 더 깊어졌을 것이다. 이를 발판 삼아 뉴욕채널이나 추후 대화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북한이 강력히 요구하는 평화협정 체결도 결국은 6자회담 틀에서 논의할 사안이며 9ㆍ19공동성명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미루고 선 평화협정 체결을 고집한다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6자회담 관련국들도 북한의 6자회담 조속한 복귀를 위해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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