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사용할 줄 아는 자가 캠핑장을 지배한다.'
텐트나 타프를 칠 때 마무리는 항상 줄(스트링)의 몫이다. 스트링의 각도와 팽팽함의 정도가 텐트를 얼마나 튼튼하게 쳤는지를 말해 준다. 기타 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스트링은 강풍과 악천후에서도 캠핑 사이트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캠퍼의 자랑이다.
줄을 잘 다루려면 매듭 만드는 법을 익혀야 한다. 요즘은 매듭 대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토퍼를 이용하지만 매듭의 중요성은 항상 남는다. 매듭의 사전적 정의는 '하나 이상의 밧줄이나 노끈, 또는 휘어지기 쉬운 끈 모양의 재료로 여러 부분을 서로 얽히게 만들어 풀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매듭은 본래 어부들이 로프를 이용해 어구를 갈무리하거나 배를 정박시킬 때 사용되기 시작했다. 동물을 다룰 때도 매듭은 기본이었다. 서부영화를 보다 보면 카우보이가 두어 번 감은 줄을 말뚝에 걸어 놓는다.
그래도 말은 도망가지 못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줄을 둘둘 감아 던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곳에는 매듭의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카우보이가 던진 줄에 소의 발목이 걸려 넘어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에번스 매듭(Evans Knot)이 사용된다.
매듭법은 등반이 본격화하면서 스포츠의 세계로 펴져 갔다. 특히 암벽등반처럼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서 서로의 몸을 줄로 연결해 안전을 확보할 때는 다양한 매듭의 활용이 필수다. 최근에는 캠핑도 예외는 아니다.
매듭법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자칫 엉뚱한 매듭법을 활용할 경우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 더구나 암벽등반처럼 안전과 직결된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줄을 이용해 매듭을 만들려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그것에 맞는 매듭법을 선택해야 한다.
매듭을 지을 때는 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단단하게 묶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풀 때 애를 먹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겨울이나 비가 내릴 때처럼 궂은 날씨에 잘 풀리지 않는 매듭도 있다. 매듭을 자주 풀었다 이었다 해야 하는 경우엔 잘 풀리는 매듭법이 좋다. 반면 두 번 다시 풀 일이 없는 줄은 가급적 풀기 어려운 매듭을 활용하는 게 좋다. 이를 테면 줄을 이용해 아미 나이프 목걸이를 만들 경우 피셔먼즈 매듭(Fisherman's Knot)을 활용하면 절대 풀리는 일이 없다.
매듭법은 30가지 이상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다. 비슷한 용도의 매듭법 가운데 활용도가 뛰어난 것을 골라서 익히면 된다. 매듭은 어둠 속에서나 장갑을 낀 채로, 혹은 한 겨울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숙련시키는 게 필요하다. 또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 만큼(방향이 바뀌면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의 실력이 돼야 캠핑의 고수로 인정받는다.
<오토 캠핑 바이블> 저자 김산환 오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