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초부터 금리 인상을 적극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엔 조기 금리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중금리가 급등했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4분기와 내년 경제전망이 예상보다 밝다는 점을 강조한 뒤, "내년부터는 매달 (금리 인상) 타이밍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수평선, 문(출구), 헬리콥터 등 다양한 비유를 통해 선제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표로 확인하고 행동하면 늦으므로 수평선 뒤쪽에 있을 때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시행된 재정ㆍ통화정책은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투하한 것과 같지만, 나갈 때는 미리 문 쪽으로 조금씩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현재 물가 상승률이 2.4%이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3%를 넘는 상황에서 내년 5% 성장이 확실해지면 2%의 기준금리는 엄청나게 낮다"고 평가하고, "통화정책이 경기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도, 금리가 꼼짝 안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 시장에선 '내년 1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졌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박혁수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경기지표가 상당히 호조를 보일 경우 1분기중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채권금리는 이 총재의 기자회견 후 급등,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09%포인트나 뛰고 단기물인 1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무려 0.11%포인트나 급등했다. 앞서 열린 한은 금통위 정례회의에선 이달 기준금리도 연 2%에서 동결키로 결정했다. 10개월 연속 동결행진이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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