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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배터리' 떨어져 가나/ 3분기 13년만에 첫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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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배터리' 떨어져 가나/ 3분기 13년만에 첫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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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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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핀란드 살로(Salo) 공장의 생산량 축소 방침을 정하고 직원 2,500명 가운데 최대 30% 가량의 인원에 대해 일시 해고를 단행했다. 최신 모델을 주로 생산해 온 이 곳은 노키아의 핵심 공장이다. 앞서, 노키아는 올 한해 비용절감을 위해 600여명에 달하는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노키아는 내년 2월 스페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 행사에서 휴대폰 전용 부스를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노키아코리아 관계자는 "내년 MWC에서는 별도의 휴대폰 전시장을 준비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휴대폰 신제품 공개 계획도 아직까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노키아가 MWC에서 휴대폰 신제품 진열 계획을 취소한 것은 이 행사가 개최된 이래 처음이다.

노키아가 흔들리고 있다. 노키아는 1998년 이후 지난 10년간 평균 30% 중반대의 점유율로 철옹성을 구축하며 세계 휴대폰 시장을 좌우해온 명실공히 절대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불어 닥친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노키아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하락한 98억1,000만유로를, 순이익은 5억5,900만유로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1996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 전략 부재

아직까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영향력은 막강하지만,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적색 경고등'이 들어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노키아 휴대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08년 1분기에 40.8%에서 올해 3분기엔 37.4%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16.3%에서 20.7%로 올라선 삼성전자와, 8.6%에서 10.9%까지 상승한 LG전자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 전략 부재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가 경쟁력에 바탕을 둔 대량 생산 방식으로 저가(100달러 내외) 시장인 신흥지역에서 강세를 보여 온 노키아가 경제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개도국들의 휴대폰 시장 위축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국내 휴대폰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고가(200달러 내외) 시장에서 불황의 여파는 적었다.

또한 풀터치스크린폰으로 대표되는 프리미엄급 제품 시장에 대한 선점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에게 밀려나면서 주도권을 빼앗긴 점도 노키아의 하락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전자전략실 홍덕표 실장은 "장기적인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 노키아의 전략은 예측되지 못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산 휴대폰 업계 '수혜' 전망… 방심은 금물

노키아를 둘러싼 이상 징후는 분명히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겐 호의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존도가 높은 신흥지역 휴대폰 시장은 서서히 포화상태로 빠져들면서 강력한 경쟁 상대인 노키아의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주력 시장인 유럽 역시 미국 보다 더한 침체로 수익성 향상을 점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주목 받고 있는 스마트폰 전략에 대해 노키아측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보다 스마트폰 출시 모델 수를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혀,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박을 터뜨린 '아이폰' 생산 업체인 애플 등을 포함한 후발 업체들에 대한 비책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의 문형돈 연구원은 "현재 신흥시장이 교체 수요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과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을 감안할 때, 고부가가치 제품인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잠재 고객이 많은 중저가 지역 공략을 위해 맞춤형 전략 모델 공급에도 체력 안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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