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10일 국회의원 143명을 포함, 600여명의 대규모 인원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11일에는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오자와 간사장의 중국 방문은 자민당 시절부터 이어온 중일 의원 교류사업인 '장성(長城)계획'의 일환이다. 하지만 규모가 역대 최대다. 방문단은 하네다(羽田), 나리타(成田), 간사이(關西) 등 3개 공항의 5개 비행기편으로 나눠 출국했다. 출국자가 몰린 하네다에는 특설 카운터까지 설치될 정도였다.
오자와 간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에 대해 "기본적으로 풀뿌리 교류이며 정부 관계자가 아니므로 정부가 다룰 문제를 논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다만 중국은 국가주석, 당 대표가 같기 때문에 만나면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중일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민주당의 적극적인 아시아 중시 외교 방침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달 방일한 양제츠 중국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과 중국은 지금 사상 최고의 파트너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방문단 규모가 너무 크지 않느냐는 질문에 "중일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이만한 규모가) 좋은 것일 테고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은 게 될 것"이라며 반박했을 정도로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자와 간사장은 11일에는 단독으로 한국을 방문해 12일 국민대에서 강의하고 조현훈 9단과 바둑 대결 등을 벌인 뒤 이명박 대통령과의 비공식 만찬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만찬에서는 민주당이 법안 제출을 검토 중인 재일동포 등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 등 양국의 전반적인 현안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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