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도심의 한 대형 빌딩이 내년부터 필요 전력을 모두 풍력발전 등의 '그린에너지'를 구매해 사용키로 했다. 주택과 달리 태양광발전 등 설비 도입에 한계가 있는 대형 상업용 건물에서 친환경 발전 전력을 사들여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일본에서 처음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부동산업체 미쓰비시지쇼(三菱地所)가 소유한 도쿄역 앞 신마루노우치 빌딩은 내년 4월부터 아오모리(靑森)현에서 생산한 풍력 발전 전기 등을 유류 유통업체인 이데미쓰(出光)흥산에게서 사들여 빌딩 전체 전력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전력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데미쓰는 자회사 일본풍력개발을 통해 아오모리 풍력발전소 전기를 도호쿠(東北)전력과 도쿄(東京)전력의 기존 송전망을 사용해 신마루노우치빌딩까지 공급한다. 이외에도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출력 1만㎾ 이하의 수력발전소, 바이오매스 발전소 등과도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한다. 공급 전력은 풍력이 50%, 수력이 40%, 나머지는 바이오매스다.
풍력은 발전량이 날씨에 좌우되기 쉽지만 축전지의 조절 기능을 이용해 수요량에 맞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 가격은 기존 도쿄전력 판매가보다 다소 비싸지만 이 빌딩은 그린 전력 대체로 연간 3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분의 1인 1만톤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도심 빌딩의 그린 전력 도입은 도쿄도가 대형빌딩에 2010년 4월부터 5년간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8% 감축토록 의무화한 데 따른 것이다. 미쓰비시지쇼는 대형 빌딩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의 전력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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