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나 학원 수강 등 사교육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시험 영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수리 중상위권 학생 등 극히 일부에 한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고교 간 수능 평균 점수는 영역별로 최대 85.5점이나 차이가 나 고교 학력 격차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교평준화ㆍ비평준화 여부는 수능 성적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의 수능 성적이 일반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관련기사 3ㆍ4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서울 삼청동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능 및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분석 심포지엄'을 갖고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과부는 앞서 평가원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전국의 모든 고교와 수험생의 최근 5년(2005~2009학년도) 수능 성적 원자료를 제공했고, 연구진들은 이를 토대로 학교 및 지역간 수능 격차 등 총 12개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학생 개인 및 가정배경, 사교육 및 평준화 여부 등 수능 성적에 미치는 여러 변인들을 고려해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가 수능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수리만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상진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언어 과외를 받더라도 수능 상위등급에 포함될 확률은 매우 낮았으나, 수리 영역의 경우 과외비가 높을 수록 수능 중상위권에 포함될 확률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사교육이 수리 중ㆍ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학교ㆍ지역간 수능 격차는 예상대로 매우 컸다. 지난 5년간 학교별 표준점수 평균의 최저점과 최고점 차이는 언어의 경우 85.5점, 수리 '나' 79점, 외국어 75.6점이었다.
김성식 서울교대 교수는 "수능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 변인 비중이 전체의 25.2(수리)~32.1%(외국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 간 학력 격차의 상당 부분은 지역 여건 등 다른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능 표준점수의 평균과 등급에 대한 연도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존폐 논란에 휩싸인외고는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했고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 등 자립형 사립고도 매년 상승세를 보였으나, 과학고는 2005학년도 이후 수리를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점수가 떨어져 2009학년도에는 외고와 자사고보다 성적이 낮았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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