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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쟁은 때때로 필요… 대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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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전쟁은 때때로 필요… 대가 유감"

입력
2009.12.0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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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식 연단에 섰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네번째, 현직으로는 테오도어 루즈벨트,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평화상 수상이다. 그러나 이전과는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수행중인 '전시 대통령'이란 점에서다. 전쟁을 지휘하는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하는 '역설'이 이번 수상식의 화두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지난주 아프간 증파를 발표한 오바마 대통령이 수상식에서 자신이 왜 평화상을 받을 가치가 있는지 설명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그래서 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수상 연설을 통해 "아프간 병력 증파 결정이 세계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쟁의 대가에 대한 깊은 인식 아래 겸허한 마음으로 상을 받는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아프간 철군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지만 2011년 7월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국제사회가 북한과 이란에 의미 있는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개발에 관한 국제 규정을 어기는 정권에 대한 제재를 통해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국제사회에서 악을 물리치고 안보위협을 제거하려면 전쟁은 때때로 필요하지만, 무력충돌이 인간에게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국가는 천부적 인권을 보장하고 국민에게 경제 기회와 안전을 제공해야 한다"며 "진정한 평화는 두려움으로부터 자유가 아니라 가난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면담한 뒤 "노벨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핵무기 확산 중단과 지구 온난화에 대처해 나간다면 자신에 대한 노벨상 수상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3만명의 아프간 추가 파병을 결정한 상태에서 평화상을 받는 데 대해 "흥미로운 역사의 우연"이라며 "축하행사를 대폭 줄이고, 조용히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벨 위원회와의 만찬, 기자회견, CNN 방송이 해왔던 수상자와의 확대 인터뷰, 노벨 평화센터의 전시회 방문 등이 모두 취소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르웨이 국왕과의 오찬도 거절했다. 26시간의 짧은 체류 동안 수상식과 한차례 공식 연회에만 참석한다는 계획에서다. 140만달러의 상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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