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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무소식이 희소식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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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무소식이 희소식 될까

입력
2009.12.0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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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한 보즈워스 대표 일행은 '달의 뒷면'(the dark side of the moon)으로 들어간 상태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힘들다는 점을 이렇게 비유했다. 실제로 방북 이틀째인 9일 보즈워스 대표의 자세한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 매체들이 이날 오후까지 그의 평양 일정을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북미 간 회담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 담당 차관보는 브리핑에서 "보즈워스 대표가 8일 평양 도착 직후 회담을 가졌고, 9일 다시 북측과 회담한다"며 "이번 방북 기간에 있을 중요한 회담은 9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마주 앉았다면 무슨 얘기들이 오가고 있을까. 보즈워스 대표는 일단 강 부상에게 "2005년 합의된 9ㆍ19 공동성명에 따라 북한은 비핵화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며 6자회담 복귀를 압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 부상은 "미국의 정권 교체와 상관 없이 북미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증표가 필요하다. 1953년 체결된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6자회담 복귀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1일부터 3박4일 간 북한을 방문했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도 "평양에서 만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6자회담 복귀를 위해서는 평화체제를 먼저 결론내야 한다고 말했다"며 "북한 당국자들은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에 와서 단순히 6자회담 복귀만을 말할 경우 정말 그것은 시간낭비가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빡빡하게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맞서 보즈워스 대표는 "평화협정은 북미가 아닌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별도 포럼에서 다뤄야 한다. 먼저 6자회담에 나와야 평화협정이든 관계정상화든 얘기할 수 있다"며 맞받아칠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양측이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양측이 추가 양자대화를 약속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도 있다. 미국도 "2차 협의가 필요하게 돼도 놀라지 않을 것"(국무부 고위 당국자, 8일 일본 닛케이신문)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2차 회담이 열리면 북한도 "북미 직접대화와 6자회담을 병행할 수 있다"는 논리로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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