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관절 이상으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구요?'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상당수가 원인을 알아내지 못해 고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긴장성 두통이나 신경성 두통, 편두통 등의 각기 다른 진단만 받기 일쑤다.
박승원 중앙대용산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9일 병원을 찾는 두통 환자의 10% 정도가 일반적 생각과 달리 경추성 두통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추성 두통은 말 그대로 목뼈(경추)에서 비롯된 두통을 말하는데 1980년대 초반에 정체가 밝혀진 질병이다.
경추성 두통은 일반적으로 한쪽 후두부에서 두통이 시작되고, 어지럼증과 이명, 경부통(아침에 갑자기 목이 돌아가지 않는 급성 통증), 어깨 통증, 팔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한쪽 눈에 피로감, 통증 등이 나타나고 구역이나 구토 등 위장관계 증상, 심하면 기억력 저하와 정신을 잃는 등의 중추신경계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목이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뒤틀어지는 증상이 생기는 등 다양하고 심한 증상이 한꺼번에 생겨서 환자나 의사 모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증상에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제대로 진단만 된다면 적절한 투약으로 환자의 70~80%가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두통을 앓는 환자의 40%에서 경추성 두통의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경부통이 있는 환자의 80%가 두통을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추성 두통은 신경차단술이나 고주파신경열치료 등의 치료를 하는데, 1~2일 정도만 입원하면 치료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경추성 두통은 경추관절의 무리로 주변 신경이 자극돼 통증을 유발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경추간판탈출증이 있어도 생길 수 있다"며 "여기에 체력저하, 운동부족 등으로 척추 주변의 근력이 떨어지고, 목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는 것도 경추성 두통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경추성 두통은 비교적 쉽게 치료되지만, 피로 누적과 근력저하 등 원인이 남았으면 재발할 수 있다"며 "주기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등으로 체력과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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