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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26억짜리 '텅빈 거리'/ 전통문화 배우는 '공방거리' 하루 체험객 평균 6,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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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26억짜리 '텅빈 거리'/ 전통문화 배우는 '공방거리' 하루 체험객 평균 6, 7명

입력
2009.12.0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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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 부천판타스틱 스튜디오. 드라마 '야인시대'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촬영된 야외스튜디오 한쪽에는 새로 지은 한옥들이 모여 있다.

부천시가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국비와 도비, 시비 등 총 26억2,000여 만원을 들여 지난해 9월 조성한 공방거리다. 9채의 한옥 가운데 7채에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7명이 입주해 있고, 각 공방마다 '관람 가능'이란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러나 관람객은 손으로 꼽을 정도. 한 공방 관계자는 "지난 여름 이후로는 체험신청이 뚝 끊겼고, 관람객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부천시가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의 작품 활동과 학생과 시민 등의 전통공예 체험교육을 위해 지난해 9월 공방거리를 조성했지만, 이용객들의 발길이 저조하면서 전통기능 전수·시연·체험의 장소로 육성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부천시는 특히 지난 6월에는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인 김박영 궁시장 (弓矢匠)과 경기무형문화재 임선빈 악기장(樂器匠), 서울무형문화재 한순자 초고장(草藁匠) 등이 공방에 입주하도록 주선했다.

이들의 작품 활동은 화∼일요일 관람이 가능하고, 사전 신청을 통해 전통공예도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6월부터 5개월 동안 전통기능을 체험한 사람은 고작 539명. 하루 평균 6.7명꼴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초등학생들과 교사였고, 일반 시민이나 관련 전공 대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부천시는 "공방거리가 아직 완성되지 않고 조성 중이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시는 내년에 예산 49억원을 더 들여 한옥 19채를 추가로 짓고, 2011년 말까지는 모두 60채까지 늘려 일대를 전통문화마을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겨울이라 관람객 자체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방거리가 완성되고, 홍보를 강화하면 전통문화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천시의회의 한 의원은 "공방거리가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애초부터 예상이 됐는데 부천시가 무리하게 강행했다"며 "연간 1억600만원의 예산지원에다 전기·수도요금 850만원까지 별도로 지원하고 있어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자칫 공방거리가 유령의 거리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데 예산만 더 투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문제가 커지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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