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204㎝, 몸무게 107㎏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이승준(31ㆍ서울 삼성). 올해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뽑힌 이승준의 가세로 삼성은 높이 고민을 덜게 됐다. 이승준은 2년 전 '용병 에릭 산드린'으로 울산 모비스에서 뛰었다.
하지만 이승준이 온 뒤로 마이너스도 적지 않았다. 이승준과 테렌스 레더(200㎝)의 역할이 겹치다 보니 삼성은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실책도 잦았다. 우승후보 삼성이 '5할 고개'에서 허덕였던 이유다.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10 KCC 프로농구 삼성-오리온스의 경기. 최근 3연패에 빠졌던 삼성은 이승준(13점 14리바운드 6어시스트)에게서 돌파구를 찾았다. 이승준에게 포스트를 맡기고 가드, 포워드 라인의 활용폭을 넓혔다.
높이와 탄력을 겸비한 이승준에게 포스트는 안방이었다. 마음먹고 솟구쳐 오르면 팔꿈치가 림 위까지 올라갔다. 이승준은 상대 선수의 머리 위에서 리바운드를 건졌다. 이승준의 서전트점프 최고기록은 90㎝.
리바운드뿐 아니었다. 이승준은 공격에서도 위력적이었다. 포스트 공격이 '전공'이었지만 4쿼터 1분19초께는 3점슛까지 쏘아 올렸다. 오리온스는 이승준을 막기 위해 정훈 박광재를 번갈아 기용했지만 힘이 달렸다.
이승준이 확실하게 포스트를 책임져 주자 외곽도 살아났다. 이규섭(17점) 강혁(13점) 김동욱(11점) 이상민(9점) 이정석(8점)은 편하게 3점슛을 날렸다. 이날 삼성은 3점슛 20개를 시도해서 11개를 성공시켰다.
85-81 삼성의 승리. 삼성은 3연패에서 벗어났고, 최근 상승세를 탔던 오리온스는 공동 8위에서 9위로 미끄러졌다.
창원에서는 원주 동부가 홈팀 LG를 83-77로 누르고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동부 김주성은 20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고, 윤호영은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LG에서는 문태영(23점)만이 자기 몫을 다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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