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350명 이내의 국군부대를 내년 7월 파견하는 내용의 파병동의안을 의결,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한다. 파병부대는 민간인 100명과 경찰 40명으로 구성된 지방재건팀(PRT)을 보호하는 특전사 병력 310여명이 주축이다. 파병기간은 2012년 말까지 2년 6개월이다.
국회는 불안한 아프간 정세를 고려해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파병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아프간 파병은 국력과 위상에 걸맞게 국제평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지닌다. 그러나 탈레반 저항세력의 확산으로 미군을 비롯한 외국군의 인명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데다, 2007년 민간인 인질사태를 겪은 악몽까지 있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파병하는 것이 옳은지, 재건팀과 장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 세심하게 따져야 한다.
수도 카불 북부의 파르완 주는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지역이다. 미군 바그람 기지가 주둔 예정지와 가깝고 도로도 양호한 편이다. 파병부대는 재건팀 호송을 위해 UH-60 무장 헬기 4대를 바그람 기지에 배치하고, 미군 특수방탄장갑차 10여대를 빌려 쓸 계획이라고 한다. 또 K-11 차기 복합소총 등 첨단장비로 무장, 인명피해 예방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군 등 외국군은 저항세력이 도로에 매설한 지뢰와 급조 폭발물(IED) 공격에 특히 취약해 인명피해가 격증하고 있다. 2002년 이후 전사한 1,600명의 3분의 1 가까이가 올해 희생됐다. 미군 희생자는 2007년 117명, 2008년 155명, 2009년 302명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IED 공격으로 9월에만 322명이 죽거나 다쳤다. 방탄장갑차도 뒤집힐 만치 IED는 위협적이다.
이런 사정에 비춰, 대개 1년마다 국회 동의를 받던 관행과 달리 파병기한을 2년 6개월로 길게 잡은 것은 특히 문제가 있다. 정부로서는 그게 편리할 수 있으나, 적어도 1년 6개월마다 국회의 파병연장 동의를 받는 게 옳다. 정세 악화로 철군을 서둘러야 할 경우에 대비해서도 쓸모 있는 장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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