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평양에 도착함으로써 북미 직접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쉽게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오산 미 공군기지를 출발한 보즈워스 대표 일행은 1시간여 만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매체들은 오후 3시30분께 보즈워스 대표 일행의 평양 도착 사실을 간단히 전했다.
하지만 공항에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같은 북핵 협상 관계자들이 나오지 않았다.
보즈워스 대표와 성 김 국무부 북핵특사 등 미 대표단 일행의 이후 행적은 곧바로 전해지지 않았다.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미국 특사 일행 방북 당시 상황 등을 근거로 유추해보면 곧바로 대화 파트너인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회담을 갖고 저녁에는 환영 만찬에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미 대화는 지난 10월 리근 국장의 방미 당시 성 김 특사와 협의했던 결과를 바탕으로 서로의 입장을 개진하면서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단 이번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목적을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2005년 9ㆍ19 공동성명 비핵화 공약 이행 여부 확인'으로 규정하고 있어 6자 회담 복귀를 설득하는데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평화협정 등 북측이 논의하기를 바라는 의제와 관련,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북핵 협상을 책임져온 백전노장 강석주 부상이 직접 나선 것은 이번 기회에 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미국은 "첫 방북에서 특별한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3일 보즈워스 대표)는 입장이다. 북한도 6자회담 복귀 카드를 쉽게 쓰지는 않을 것이다. 양측이 후일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보즈워스 대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다면 구도는 달라진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고공 간접 대화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논의 진전을 약속한다면 관계정상화 등 일괄타결안(그랜드 바겐)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그러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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