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왕년의 연극 팬들을 들썩이게 할 무대가 온다. '관객 모독'과 '에쿠우스'
페터 한트케의 '관객 모독'은 1978년 이 연극을 국내 초연, 그동안 부단히 새롭게 꾸며왔던 기국서씨가 연출을 맡아 의의를 더한다. 오로지 대사만을 매개로 펼쳐지는 무대, 언어의 현장성이 살아 숨쉬는 무대 등 특유의 연극적 장치가 사이버시대 관객들에게 어떤 효과를 자아낼지 기대된다.
객석을 향한 욕과 물 세례 등 이 연극에 따라다니는 악명은 또 다른 성가를 향하고 있다. 성홍일 최재형 등 출연. 31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1577-7766
3회째로 접어든 동숭아트센터의 '연극열전'은 이번 시리즈의 출발을 '에쿠우스'로 잡았다. 12명의 배우에 대한 오디션 일정이 알려지자 2만 2,000여명이 지원, 2,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무대다. 남성성을 상징하는 말을 연기할 배우는 키가 6척을 넘겨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막을 내리고도 8명의 배우들이 육체미를 과시할 새 형식의 커튼콜을 선사한다.
주인공 알런이 질과 함께 마굿간에서 치르는 정사 장면은 몸이 화두로 떠오른 이 시대 공연예술 미학을 구현한다. 특히 그간 알런 역을 맡았던 송승환, 조재현이 이제 나이가 들어 다이사트 박사 역으로 이 무대에 다시 등장하는 것은 연극배우로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선물이다. 연출 역시 조재현. 정태우 류덕환 등 출연. 내년 3월 1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6-6007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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