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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동체 비빙의 '이면공작'/ 디지털과 뒤섞은 국악… 전통예술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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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동체 비빙의 '이면공작'/ 디지털과 뒤섞은 국악… 전통예술의 재해석

입력
2009.12.09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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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10평 남짓한 한 작업실. 음악공동체 '비빙'이 전통 가면극의 음악을 재해석하는 공연 '이면공작(裏面工作)'을 한창 연습 중이었다. 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가 실내 모니터에 재생되자 가야금이 곡을 열었다. 잇달아 해금과 피리가 끼어들고 북, 징, 꽹과리 등 국악 타악기 소리로 분위기는 한창 무르익었다.

바닥에 국악기를 놓고 빽빽이 앉은 연주자들 사이에서 음악감독 격인 작곡가 장영규씨가 입을 열었다. "10곡 목표로 올 초부터 가면극 7편을 봤고, 이를 녹화한 비디오를 수도 없이 돌려봤는데 결국 9곡으로 마무리했어요. 어휴. 쉽지 않아요." '파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수많은 영화음악을 작곡한 그는 "나는 국악 어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국악 연주자와 호흡을 맞출 뿐 '이면공작'이 국악 공연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면공작' 음악은 물론 국악기 소리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국악기를 계명과 관계없이 프레이즈(음악적 문장) 단위로 녹음해, 자르고 붙이는 샘플링 작업 후 탄생한 전자음을 더했다. 중국 전통악기와 박수소리, 판소리도 한몫한다. 이 음악에 맞춰 자인팔광대의 줄타기, 북청사자놀이의 거사춤, 봉산탈춤의 사자춤이 원형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연희자는 '더 광대' 단원인 안대천, 윤현호씨. 남사당놀이와 오광대놀이 춤은 영상으로 음악과 어우러진다. 장영규씨는 "원음에 템포와 리듬만 남겨두고 새로 작곡했다. 전통 춤과 현대음악이 충돌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면공작'은 지난해 불교 음악을 새롭게 선보인 '이(理)와 사(事)'에 이은 비빙의 두 번째 프로젝트. 2007년 결성된 이 단체는 장영규씨와 가야금 앙상블 '사계'의 리더 고지연, 창작국악 그룹 'MusiCore'의 프로듀서 나원일, 타악 연주자 최준일, 무대감독 김지명, 음향엔지니어 오영훈씨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 전통예술을 주제로 새로운 음악 창작을 시도해왔다. 그들의 이 작업은 국외에 더욱 알려져 2010~11년에 유럽 순회공연과 호주, 프랑스, 덴마크 초청공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범패를 즐겨 들어 첫 공연은 불교 음악으로 했지요. 가면극 음악은 북청사자놀음에 쓰이는 퉁소 소리 기억을 더듬으며 기획했어요. 굿도 해볼까 합니다." 장영규씨의 말이다. 서울 강남구 LIG아트홀, 15~17일. (02)6900-3906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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