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WKBL) 삼성생명-국민은행의 경기. 65-66으로 뒤진 종료 5.7초 전 삼성생명 킴벌리 로벌슨이 상대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었다. 삼성생명 벤치에서는 환호성이 터졌고 국민은행 선수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잠시 뒤 두 팀의 명암이 다시 엇갈렸다. 긴장한 로벌슨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경기는 국민은행의 66-65, 1점차 승리로 끝났다.
쉬울 것 같지만 축구의 PK와 비슷
동부 79% 최고, KT&G 64% 최저
하승진 뱅크슛 전환하자 20→50%
자유투는 축구로 말하면 페널티킥이다. 자유투는 림 정면 4.225m 떨어진 지점에서 던진다. 페널티킥처럼 수비수의 방해 없이 정지된 상태에서 슛을 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성공률이 90%는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8일 현재 프로농구(KBL) 10개 팀 중 자유투 성공률이 80%를 넘는 팀은 없다. 최고가 79.89%의 동부, 최저는 64.45%의 KT&G다.
▲뱅크슛도 방법
KCC 하승진(24)은 자유투가 두려울 지경이다. 허재 KCC 감독은 "손이 워낙 크다 보니 핸드볼공으로 던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의 권유에 따라 하승진은 지난 시즌 중반 이후 백보드를 맞히는 뱅크슛으로 전환했다. 덕분에 20%대이던 성공률이 최근엔 50%대로 향상됐다.
고(故) 김현준 삼성 코치는 뱅크슛이 장기였다. 그는 자유투도 뱅크슛을 선호했다. '전자슈터'라는 별명답게 자유투 성공률은 늘 90% 이상이었다. 고 김 코치의 광신상고-연세대 11년 후배인 문경은(SK)도 뱅크슛 자유투를 즐긴다.
▲포물선, 스냅, 스핀 삼박자
'자유투의 달인' 추승균(KCC)은 학창시설 매일 자유투 연습을 했다. 목표는 50개 연속 성공. 49개째에서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현주엽(전 LG)은 자유투를 얻었을 때 벤치에서 작전타임을 부르면 고개를 떨어뜨렸다. 긴장감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최인선 Xports 해설위원은 "연습 때 내기를 거는 등 실전 때와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박건연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자유투는 포물선, 손목스냅, 손끝의 스핀이 삼박자를 이뤄야 한다. 스핀이 좋으면 설령 림에 맞더라도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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